기아가 목적기반차량(PBV) 생산 거점을 공개했다. 경기 화성 오토랜드 화성에서 ‘PBV 생산 허브 테크 데이’를 열고 전용 공장인 화성 EVO 플랜트의 내부를 처음으로 열어 보였다.
EVO 플랜트는 두 동으로 나뉜다. 지금 PV5를 만드는 이스트 플랜트와, 2027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웨스트 플랜트다. 웨스트가 가동되면 두 공장을 합친 연간 생산능력은 20만 대 규모가 된다. 대형 전동화 PBV인 PV7과 PV9이 이곳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한 라인에서 180개 사양을 만든다

이 공장의 핵심은 유연성이다. 하나의 라인에서 180개 사양을 섞어 생산한다. 차체 골격과 외관을 네 단계로 나눠 순차 조립하는 4-벅 공법을 적용해, 만드는 차가 바뀌어도 라인을 멈추지 않고 이어 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문마다 사양이 제각각인 PBV의 특성을 생산 단계에서 흡수하려는 방식이다.
자동화도 촘촘하게 깔렸다. 비전 카메라가 조립 위치를 잡고 레이저가 용접을 맡으며, 부품은 무인이송로봇이 실어 나른다. 차량마다 어떤 사양이 들어갔는지는 스마트 태그로 실시간 관리한다. 공정 오류를 줄이고 사양이 뒤바뀌는 문제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PV5는 8월까지 3만 9000대

성적표도 함께 나왔다. 기아의 첫 PBV인 PV5는 올해 8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약 3만 9000대가 팔렸다. 상용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아가 제시해 온 올해 글로벌 4만 대 목표에 근접한 수치이기도 하다.
라인업도 넓어졌다. PV5는 최근 10종 체제로 늘었다. 프라임과 5인승·7인승 패신저, 카고 컴팩트, 샤시캡 도너 모델이 더해지면서 선택지가 촘촘해졌다. PV5는 ‘2026 세계 올해의 밴’에 선정되며 완성도도 인정받았다.
다음은 PV7, 2029년엔 PV9

다음 차례는 PV7이다. 기아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S를 기반으로 한 대형 모델로, 차체가 PV5보다 한 단계 커진다. 양산은 지금 짓고 있는 웨스트 플랜트가 맡는다.
라인업은 위로 더 올라간다. 초대형 모델인 PV9은 2029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소형과 중형에 머물던 기아의 PBV 라인업이 대형급까지 채워지는 구조여서, 물류와 여객 양쪽에서 대응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공장 옆에는 컨버전 센터가 붙어 있다. 연간 4만 대 규모로 작업셀 98개와 검사셀 14개를 갖췄다. 완성된 차를 고객이 쓸 용도에 맞춰 다시 손보는 곳으로, 대량생산 라인과 맞춤제작 공간이 한 부지 안에 나란히 놓인 형태다.
여기서 나올 차들도 이미 정해져 있다. 스마트 순찰차와 통학차, 휠체어탑승차, 냉동밴 등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대량생산과 맞춤제작을 동시에 굴리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PBV 사업의 승부처라는 해석이 나온다.